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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생활/차한잔의여유

73세 길자 할머니 9명의 친구 초대

by 시골나기 2014. 3. 1.

제가 교통사고로 3인실 병실에서 입원해 있었어요.

병원이란 곳이 몸은 불편해도 단조로운 생활이라

같은 병실에 환자나 보호자들과 지나간 이야기나 경험담을 많이 주고 받잖아요.

그중에 길자 할머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다리가 골절되어

52세 딸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73세 친정노모가 간호를 하고 있었어요.

이 할머니가 이야기도 잘하시고 연세가 있어도

머리가 샤프하고 이야기가 재미있어 시간가는줄 몰랐어요.

친구들 초대해서 만난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길자 할머니는 전남 비금도 섬이라는 곳에 태어나고 자라

모두 시집을 가면서 육지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합니다.

어느날 문득 친구들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친구들을 찿기로 마음 먹고

전화번호를 추적해 4시간 만에 9명의 친구와 연락이 되었데요.

 

목포 40평 빌라에 살고 있는 이 노친은

목포의 특산물 병치회를 비롯 시장을 70여만어치 봐서

집에서 준비하고 멀리 떨어진 친구를 초대했다고 합니다.

 

2박3일 동안 9명의 친구는 지나간 이야기와 함께 해포도 풀고

뜻깊은 시간을 가졌는데

그중에 한친구와 침실을 쓰게 됐데요.

 

이 친구는 암투병을 하는중 초대에 참석했었다고 합니다.

길자할머니에게 자기 남편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데요.

목사인 남편은 같은 교인 여자를 만나 바람 피우고

그 관계를 알면서도 누구한테도 말못하고 가슴앓이만

한체 살았다고 하면서

길자 너한테만 이야기 한다 하드래요

 

아마 속앓이를 해서 중병에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는 그곳에 참석한 몇몇 친구들

손을 잡고 길자집에서 친구들 만나

너무 뜻깊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친구는 모임 오기전 집에 불이 나서 

옷가지며 가전이 모두 타버렸다고 합니다.

그 친구에게 필요한 옷가지를 한보따리 싸서 보냈데요.

 

그리고 그곳에 참석한 친구들에게 장농에서 옷 한벌씩

골라 가져가라고 했답니다.

 

길자할머니는 자식이 사남매인데

메이커 옷을 입는 멋쟁이 할머니고 마음이 넉넉한 분이셨어요

 

나이들어 뿔뿔이 흩어진 친구를 만나고

옛추억을 더듬고

황혼에 만난 친구들

정말 뜻깊고 아름답지 않으세요.

누군가 한사람의 사랑으로 아홉분이 만남을 가진다는것

눈시울이 뜨겁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