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맘때일 겁니다.
결혼전 신랑과 교재중이였는데 시댁에 인사하러 가는날 해질무렵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당 한켠에 있는 토실토실하고 탄탄한 대봉감들이
노을과 함께 붉게 물들어 어서 오라 손짓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사실 성품 좋은 신랑보다 대봉감에 반했다고 해도...
울 친정어머님 결혼하고 첫애 돌때 딸집에 처음 오셨는데 영암읍에서부터 금정면까지
산줄기타고 굽이굽이 차를 타고 오는데 기가 막히드래요.
그때는 금정에서 광주로 출퇴근하며 자영업하던 때였죠.
귀한 내 딸을 이런 산골짜기에 시집보냈나...
만약 이런 곳이였다면 결혼 말렸을 것을...
너무나 서운하셨데요.
저도 자라는 곳이 시골이지만 직장생활하고 맞선도 많이 보고 했는데 하필 산골짜기라는 거예요.
친정어머님 화가 나셔서
“민속촌이 따로 없네. 민속촌이 따로없어. 이런 산골짜기인줄 알았더라면 시집 안보냈지.쯔쯔...”
그때 어머님이 그렇게 서운해 하시고 혀를 차시고, 눈물 흠치는 뒷모습 보면서도
괜한 오기부리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닌까 가슴이 아파오네요.
막례딸 시집보내 놓고 한숨과 시름을 했을 친정어머님의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았어요.
저희는 처음부터 대봉농사를 본격적을 한건 아니였어요.
집둘레에 시부모님이 심어둔 대봉감나무가 50여그루 있었는데 일가친척들과 나누어 먹는 정도였어요.
50여박스 남으면 서울 시누들이 주위에 팔았죠.
지금은 그때 드셨던 고객들이 이제는 새끼 주렁주렁 달아주기도 하지만..ㅎㅎ
택비가 포함된 가격이라 드신분들에게 부담줄까봐 조심스럽죠.
주문은 시누들이 많이 받아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카페를 접하게 됐어요.
첫 인터넷판매를 했는데 기대반 우려반이였던 초보 아줌마가 떨리는 순간이였죠.
컴만 배워두고 활용하지 않고 사진도 올리는 기술도 모르고...
그런데 처음 판매하면서 조금씩 제가 세련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더군요.
컴도 늘어나고 언어구사력도 생기고 지금까지 인터넷 직거래를 하고 있어요.
대봉감을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한 것은 자영업하면서 밭이 많아
시어머님 들로 나가 호미로 콩심고 깨심고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식사시간 놓치시며
일욕심 부리는 모습들이 정말 싫더군요.
아무리 말리고 못하게 하셔도 막무가내셨어요.
옆지기 화난김에 염불한다고 상의도 없이 대봉감나무 묘목 사서 밭마다 심고
때갱이 밭들 포크레인 작업하여 그곳까지 대봉감나무로 심었는데
세월이 지나고 난후 수확을 보게 되어 이젠 그냥 두고만 볼 수 없게 됐어요.
관리를 하지 않으면 농작물은 즉각 정성이 부족하다는 표시를 내더군요.
주인 발자국 소리 들으며 자란다고 하잖아요.
시골로 들어와 대봉감도 농장마다 주렁주렁 열리고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은 내일이 있을 것 같고
울 엄니 막례딸 마음을 지금은 헤아려 주시는지 모르겠어요.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대봉감과 맺은 인연 행복하게 잘 살게요.
대봉감판매글 바로가기http://cafe.daum.net/puleunsyusang/OLGD/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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