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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생활/차한잔의여유

겨울여행 정동진에서

by 시골나기 2015. 1. 17.

 

정동진 썬쿠르즈가 보이는 전경

동해바다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몰아치는 파도가 장관을 이룹니다.

 

 

기차타고 추억에 박물관도 들여다 보고....

정동진에 있는 해시계

 

 

 

한번쯤 혼자 어디로 떠나가고픈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남편의 아내로 시어머니의 며느리로 자식의 엄마로 살고 있는 그 여자는

자신 바로 나는 없었습니다.

주어진 삶과 현실에 존속되어 도리와 본분만 하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평소보다 격한 화를 냈습니다.

평소같으면 참을 수도 있고 평범한 삶으로 묵혀 버릴 수 있었지만

과감하게 소지품 몇가지 챙겨 자가용 하나 가지고 집을 나섰지요.

 

그 여자...

막상 나오고 보니 방향감각도 없었습니다.

어디로 갈 건가 어디서 잠잘건가 등등

좋은 기분으로 몇일 쉬면서 여행해야지 한다면 반가히 맞이해줄 사람도 많고

갈곳도 있었겠지만 집나왔다고 말할 수도 없고

알랑한 자존심 때문에 더 갈곳이 없었는지 모릅니다

 

기차를 타고 어디든 목적지가 되는곳이면 좋겠다 생각하고 정동진을 택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도 보고 싶고...

혼자 주어진 시간이 가슴속 응어리진 부분을 달래줄 수 없었겠지만

해답없는 2박3일을 동해바다 보며 무위도식하며 보내고 왔습니다.

 

집나온 그 여자

결정도 내리지 못한체 친구들도 만나고 친정집도 가고

2-3일을 더 허비했습니다.

밖에 있어도 자가생산 주문전화는 들어오고 어쩔수 없이 남편에게 문자날려 주문서 보내고

그날 저녁 해결의 실마리 아니 제 결정을 표명하고자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용서, 화해가 아닌 저 혼자 살아갈 생각으로 만난 자리였는데

남편은 그 여자에게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격한 화를 냈던점 깊이 반성하고 그 여자가 없으면 그림도 그려지지 않고 미래가 없다고 합니다.

만약 이렇게 끝나면 그렇게 나쁜 사람도 아닌데 자기는 평생 나쁜사람으로 낙인찍히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처음 시골로 들어왔을때 자기는 남자였지만 앞이 막막했는데

그 여자가 있어서 자기도 있었고 행복했다.

희망이 없었는데 현재 발판다지고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할 것 같다.

정 집나가려면 2-3년 같이 하면 손에 쥐고 갈 것이 많지 않겠느냐 등등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는 말만 해서 그 여자는 혼자갈 길을 접게 됐습니다.

식사하고 호프하고 노래방가서 처음 만날때 부르던 노래부르고

미래가 밝을 것 같은 확신을 가지고 시작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24시간 같이 한 시간 친구처럼 감싸주고 따뜻한 말한마디로 챙겨주고 해야하는데

두사람 못잡아 먹는 것처럼 으으렁 대기만 했던 지난날을 뒤돌아 보지 않겠습니다.

존중해주고 더 잘해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