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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생활/가시나무새하루

아짐이라 불리는여인~~병원입원기

by 시골나기 2014. 2. 14.

병원 입원기~~아짐이라 불리는 여인

3인실을 쓰고 있는 우리 병실에 젊은 부부가 병문안을 왔다

옆 침실을 쓰고 있는 52세의 아주머니

난소에 혹 제거 수술을 하고 마취가 풀리자 통증이 많아 앉거나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을 때였다.

젊은 부부는 그녀에게 '아짐'이라고 불렸고 상품권과 과일을 두고 떠났다.

그들이 떠난뒤 아짐이라 불리는 여인은 15년전에 그들과의 인연을 말해주었다.

 

37세쯤 되던해 남녀공학 고등학교 옆에서 분식가게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창 고민많고 자칫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나이라 방황도 하고 말썽도 많이 피우는 학생들에게

처음엔 하는 이야기 경청해주는 정도였는데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하지 못하는 말들을 이 여인에게 와서 털어놓고 상담도 하고 갔다고 한다

 

착하고 모범생도 있지만 문제가 되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가출한 학생들

술먹고 등교안한 아이들을 위해 선의의 거짓 전화를 해주고

이왕 술먹을거면 그 여인 앞에서 먹고 다른 곳에서 주정하지 말라고 해주는등

그들 보모역할을 해줬다고 한다.

그녀는 단지 그들의 말을 들어줬을 뿐이라고 말했고

그때 선의의 거짓말로 졸업장을 탔다는 아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

임신 5개월이 되어 찾아온 한 여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임신인줄 알면서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몰라 차일피일 시간을 놓치다 보니

뱃속에서 아이는 크게 자라게 되고 취업을 바로 앞두고 있는 여학생이였다고 한다

산부인과를 두세곳 그 애 데리고 다녔는데 수술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만 하드랜다.

다행인지 모르지만 한곳에서 수술가능 하지만 그때 돈으로 꽤 많은 돈을 요구 했다고 한다.

없는 형편에 백만원 대출받아 수술시키고 무사히 서울로 취업을 갔는데

3개월정도 십만원씩 통장으로 보내오더니 소식이 끊기고

시일이 지난후 연락와서 가보니 그때의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52세의 여인은

신랑만나 아이낳고 살면서도 어떤 모임에서는 명절때가 되면 선물사오기도 하고

결혼식, 아이돐에 소식도 전해주고 초대해주는등

그들의 영원한 아짐은 소금이 되어주는 진정한 우먼이지 않았을까 하는 숙연함이 든다.

 

가장 방황이 많던 시기, 큰 일이 아닌데도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

어른들 기준에 어긋난 일만 저지르는 고교생들

내가 여고생 둘 키우고 있는 지금 누군가 그 아이들의 조언자, 조력자가 되어준다면

그들의 힘든 고뇌가 쉽게 풀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