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핸드폰 소리에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6시였다.
이른 아침부터 잠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는 좋지 않는 예시를 주는 것 같았고,
받지 않으면 안될 만큼 절박함이 엿보여 눈을 비비고 거실로 나가 수화기를 들었다.
애들 큰고모였다.
8남매 장남 며느리지만 모두들 편안한 안식을 느끼며 나름대로 무탈하니 살아가는 형님들과 그리고 밑으로 시누와 시동생들 보면서 그래도 우리 시댁형제들은 평범함속에 서로를 염려하고 챙겨주는 정들이
있어 마음속 온정과 따뜻함이 있어 좋았다.
"아무 연락 못받았는가."
"네, 무슨일 있어요"
"응, 성호네가..."
"형님, 성호네가요, 무슨..."
"응, 성호가 사고가 났데"
"사고요"
"... 성호가 죽었데"
성호는 세째 시누 조카다.
군대 제대하고 직장 다닌다고 하더니 몇개월 집에 쉬고 있다고 했는데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힘없이 내려진 수화기.
이게 무슨 말인가. 세째 시누와 고모부가 그림자처럼 지나간다.
바쁜 일정 뒤로 하고 애들아빠와 해남시누, 광주 동서네와 함께 서울로 향했다.
보라매 병원 장례식장식장에 안치된 조카의 죽엄앞에 망연 자실한 시누와 고모부를 보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가는 조카보다 남아서 가슴에 멍을 지고 살아갈 두분을 생각하니 가슴 아팠다.
미련한 녀석, 나쁜놈 , 죽일놈 욕이 먼저 나온다.
세상을 버리고 갈 강심장이였다면 차라리 육신이 닿을 때까지 살 수는 없었는지
무엇이 아쉬어 그런 길을 택했을까
조카가 가고 난 빈자리에 어두움만 내리고 자책과 뉘우침등 한숨만이 남았다.
때묻지 않는 미소년같은 영화배우보다 예쁜 영정사진을 보며
극단적인 판단을 내리게 하는 무엇이 있었는지...
나쁜녀석이다
성호야, 외숙모가 미안하다.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 주었더라면.
좋은 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귀농생활 > 가시나무새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시나무새 아지트에서 (0) | 2010.02.02 |
---|---|
[스크랩] 2009 귀농인의 축제 이유없는 휴식 (0) | 2009.12.03 |
[스크랩] 광주/전남지부 모임 지부장님 선출을 축하합니다. (0) | 2009.10.27 |
대봉감 식초 만들기 (0) | 2009.10.07 |
목포의 명물 새벽시장 (0) | 2009.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