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농생활/가시나무새하루

가시나무새 아지트에서

by 시골나기 2010. 2. 2.

 

 

 

"다원아, 만두왔다."

아지트에서 미장원 언니로 부터 만두가 왔다고 가져가라고 합니다.

이틀전 그곳에서 손만두로 직접 빚어 맛있다고 단체로 주문했는데

오늘 택배로 도착했다는 메세지군요.

미용실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눈에 익은 언니들이 먼저 와 있습니다.

휴식을 취하거나 쉬고 있을때 가끔씩 아지트에 들리곤 합니다.

언제나 방안에는 알고 지낸 얼굴들로 가득하고 반갑게 맞이해준 이들이있어 행복합니다.

 

그곳에서 내가 막례랍니다.

그래서 언니들 틈에 합류하기 어렵더라도 동생으로 챙겨주는 나이든 언니들이 있어 편안한 이웃이며, 미용실 원장이 23년가량을 한곳에서 자리메김을 하고 있어 신도시로 이사가는 이들도 먼곳 마다하지 않고

이곳에 모여 옹기종기 방에 둘려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고스톱 한판 하기도 하며,

애경사가 있을 때 서로 봉투로 주고 받기도 하지만

바쁘거나 힘들때 품앗이 하듯 챙겨주는 미덕들이 있습니다.

매월 28일 20명이서 뽑기계를 통해 바쁜 일손 접고 한달에 한번씩

모일 수 있는 교량역할도 해주기도 합니다.

 

만두는 스치로폼에 포장되어 한박스 단위로 가져가거나 두명 나누기도 하고, 4등분 하기도 하는등 그것을 챙겨주는 이가 있으니 바로 미장원

원장입니다.

계산, 주문, 주인에게 가기까지 모든일을 마다하지 않고 해주는 고마운 언니이이기도 하죠.

 

생선이나 각종 야채, 과일등을 공동구매하기도 하는데,

직거래라 신선함도 있고 지역이고 모두 아는 사람들이라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기 때문에 아지트에서 구입해온 물건들은 언제나 대만족입니다.

 

제가 농사지은  대봉감과 도라지는 그곳에서 터줏대감이 되어 가을이면 많은 양을 구입해주는 모두가 고객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주로 공동구매한 물건으로는 생선중 조기와 병치, 민어가 유명한데 주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한박스씩 구입 손질하여 봉지봉지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요리해 먹곤 합니다.

 

지금 이시기엔 임자도 김, 무안 석화(굴), 메생이, 감자, 만두 경우에 따라선 명절 때 소고기도 주문하면 한우 좋은 것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기도 하죠.

 

오늘은 배를 가지고 조업을 하는 언니가 냉장고에 보관된 생선들을 통채로 털어 가지고 와서 옹기종기 모여 요리해서 단합대회를 하자고 하네요.

요리 담당은 막례인 제가 주로 합니다.

요리솜씨는 조금 갖고 있는 노하우 때문에...

꽃게를 큰솥에 삶아 쟁반에 가득담고 서대생선은 메운탕을 끓이고,

갑오징어은 데쳐 썰어 상에 올려 놨더니 잔치집이 따로 없네요.

맛있는 요리와 함께 정담도 나누며 호호호 웃고 떠드는 가운데 하루해가 갔습니다.

 

인심과 정이 넘치는 이곳 목포 주택가에 있는 조금한 미용실

정담도 나누고 서로를 보듬어 주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슴가득 포만감에 차있습니다.

나의 아지트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