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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생활/귀농시골나기

어머님의 빈자리

by 시골나기 2010. 5. 3.

 

자색감자에서 싹이 올라와 3월말경 심고

저온저장 창고에 있는 토란알과 생강을 꺼내 흙에 묻었습니다

시어머님이 매년 가족들을 위해 텃밭에 심었던 것들입니다.

편찮으신 몸으로 딸들과 아들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힘들게 농사짓는

모습이 미덥지 못하고 못마땅해 하며 하시지 말라고 말렸던 그 일들을

며느리인 제가 어머님 안계신 빈자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한평생 자식을 위해 몸과 마음을 몽땅 주시고 진이 빠지셨는지 이제 몸이 노화되어

허리수술, 목, 어깨등 서울에서 4개월가량 치료받고 계십니다.

다음주 치료 마치고 오신다고 하는데

한 해 건너뛰기 아쉬워 예전에 어머님이 하셨던 그 일들을 옆에서 보아왔다고

그대로 하고 있는 자신이 웃습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보시면 또 하실 분이고

어머님 눈에 안보이도록 일을 몽땅 찾아 해보려 합니다.

 

농장가면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는 어머님이 계셨고

특히 장남인 저희들에게 믿음과 마음을 더 주시는 분입니다.

겨울동안 차디찬 온돌방과 마당엔 잡초가 무성하기만 했는데

따뜻한 봄과 함께 치료 마치고 오시는 날이면 생기가 도는 시골집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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