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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생활/귀농시골나기

좌충우돌 시골나기

by 시골나기 2010. 7. 31.

가시나무를 작년봄에 심어 올해 2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하우스 일을 하며 한 번쯤 가봐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한편으론 풀에 덮여있을 것을 생각하며 겁을 먹고 찾아갔던곳...

 

풀이 많이 자랐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제 키만큼 자라 나무보다 잡초에 쌓여

풀인지 조경수나무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변해버린 광경에 아찔할 뿐이더군요.

 

다음날 옆지기는 예초기로 두룩에 나있는 풀을 베고,

저는 낮으로 가시나무가 상할까봐 조심하면서 잡초 베기를 시작했죠.

얼마쯤 풀을 뜯다 뒤를 돌아보니 나무 형태가 보이고

풀에 묻혀 얼마나 갑갑해 했을까 생각하니 나무들이 불쌍해 보입니다.

 

`내가 맘껏 좋은 공기 쐐주고 시원하게 해줄께`

나무들에게 말해주며 한걸음 한걸음 나가고 있는데 불볕더위에 땀은 온몸을 적시고

숨은 차고 헉헉대다 보니 귀는 멍멍하고, 생수만 꿀꺽꿀꺽~

조금도 못하고 돌아와 내일 일해줄 인부부터 구합니다.

 

그러나, 주인인 나도 못한데 누가 와서 이렇게 무차별하게 변해버린 잡초밭을

해준단 말인가.

다음날 시어머님 모시고 다시 가시나무가 심어준 밭으로 향했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낮부끄러워 동네분들에게 일해달라고 말 못한다고 합니다.

`내는 주인이다. 그래서 할 수 있다.`

단단한 각오로 다시 시작합니다.

 

한나절 다시 풀베기 작업을 했지만 땀으로 뒤범벅이 되고,

땀을 모두 소진하고 나면 염기가 없어 탈진하면 병으로 앓아 누워 버릴 것 같아

다시 철수하고 내려왔습니다.

 

다음날 옆지기와 의견을 모아 바라구라는 풀만 죽인 제초제약이 있다고 하여

약통을 들고 다시 찾았습니다.

 

밤새내린 비로 이슬이 가득한 곳에 바라구약을 했는데 가시나무가 죽든 억센

바라구 잡초가 죽든 하겠죠.

 

농사 정말 어렵습니다.

잡초관리 한번 시기를 놓치면 이렇게 힘이 듭니다.

장마철 이때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완전한 농군이 되기위해 오늘도 조금씩 발걸음을 내딪고 있는 좌충우돌 하고 있는

가시나무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