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해도를 5일간 옆지기와 먼나무가 식재된 곳을 다니며 가지치기를 했어요.
첫날은 물집이 생겨 손이 굽어지지 않았죠. 그래서 그 다음날은 쉴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먼나무 가지치기하는 동안 가위가 무릎으로 떨어져 병원에 가서 몇바늘 꼬맸네요. 힘든 대장정의 가지치기를 마쳤습니다.
먼나무는 상록활렵수종으로 추위에 약하다는 속설을 깨고 전남 신안군 압해면에 식재되어 잘 자라고 있습니다. 속성수라고 하지만 갈 때마다 달라진 모습에 두눈이 휘둥그레...
가지치기 하지 않는 모습 밀식되어 들어다니기 어려울 정도의 간격
시원하게 가지를 쳤습니다. 위로 불쑥 자랄 수 있도록 장애가 되는 아래가지를 과감하게 잘라 주었죠. 밑에 깔려 있는 먼나무 가지들 보세요.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두께보세요. 2년만에 3-4점이 나올 수 있을까요. 잘 자라준 자식과도 같은 먼나무들이
희망과 미래를 열어줍니다.
앞으로 날씨가 싸늘해지면 겨울동안 두께로 가기 때문에 많이 자라고 두꺼워질 겁니다.
시원한 바다가 보이고 해풍을 받아서인지 추운 겨울에도 고사되지 않고 잘 자라주는
먼나무, 여름 따뜻한 기온과 함께 올해 잦은 비의 아열대기후로 인해 더 커준것 같군요.
내년봄엔 정식간격으로 옮겨줘야 될 것 같군요.
수형이 비뚫어져 있어도 크면서 바로 잡아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는 정성과 손길을 보낸만큼 거짓없이 잘 커준 것을 보며 뿌듯한 마음을 안고
돌아오곤 합니다.
사람도 인생도 너무 군더더기가 많으면 좀 그렇지요?
꼭 필요한 것도 과감하게 쳐내, 조금 아쉬워도 그게 오히려 나은 것 같아요.
좀 모자란 듯, 좀 불편한 듯해야 그것의 고마움도 알고 감사도
느끼게 되겠지요.
모든 걸 다 갖춘 사람들이 오히려 감사를 모르고 사는 게 그런 이치인가
봅니다.
가지치기는 김장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겨우살이를 준비하는 중요한
일로 보입니다.
그렇지요, 인생에서도 일에서도, 말과 글에서도 가지치기는 꼭 필요한 일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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