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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생활/조경수사랑이야기

100만원 수업료

by 시골나기 2008. 12. 26.

100만원 수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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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 묘목 포트에 부산물 퇴비하는 공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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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고 있는 먼나무 묘목

 

하우스안에 조경수 묘목을 가득 채워두고, 보는 것만으로 행복해 하며  묘목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보기 위해 영암금정에 갔다. 

 

하우스 안으로 몇 발자국 들어가는 순간  놀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몇 칠전만 해도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던 묘목들이었는데,

3일전 뿌리가 늦게 내린것과 키가 작은 묘목에 공터님이 부산물퇴비를 했는데, 잎이 검게 되어 타들어 가고 있었다.

묘목이라 적당히 거름을 줘야하는데 지나치게 많이 했던 것이 원인이였다.

“다원이 아빠 큰일났어. 당신이 거름줬던 먼나무 다 죽어가고 있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심한가”

느긋한 말 한마디

“그래 다 죽었어. 퇴비를 하더라도 적당히 할 일이지 이게 뭐야, 장담하면서 일을 이렇게 저질려 놓고...아이 못살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내 말만 하고 전화를 끈었다.

잘못된 묘목이 천여개도 안되는데 흥분하다보니 몽땅 잘못됐다고 말했다.

 

공터님은 지나칠만큼 꼼꼼하고 세심하다.

퇴비를 하더라도 빈틈없이 하여 오늘같은 실수를  한다.

오히려 과한 것이 안하느니 못할 때가 있다.

 

포트된 나무를 보면 속상하고 한심한데 이걸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막막하게 다가온다.

공터님은 보이지는 않고 답답했는지 전화가 왔다.

“잘못된 나무가 많으면,호스로 물을 뿌려 씻겨내소.”

“더덕더덕 붙여있는 포트를 어떻게 씻겨내”
화가 나서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그래도 말은 그렇게 했어도 방법이라고 육묘상자 하나하나 비슷하니 세워 퇴비를 씻겨냈더니 조금은 안심이 됐다.

어쩔수 없는 일, 그 나무가 살더라도 튼튼하게 자라지 못할 것이다.

 

일을 마치고 공터님이 나를 바래러 왔다.

하우스 안을 들여다 보며 빙그레 웃으며 하는 말

“나는 퇴비한 것 다 죽어버린줄 알았더니 1000개도 안되네 ”

“1000개는 작아요,내가 호스로 씻겨내서 이 정도죠”

"오늘 백만원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소. 압해도 주사장댁은 몇해전 우리같은 실수로 몽땅 2억원어치 손해 봤다고  하더군.

공터님과 친분이 있는 압해도 대림조경 주사장님 경험담을 이야기 해준다.

 

올해 2월부터 조경수 묘목 종자 부어,  여름내 땀흘려 포트 작업하여

뿌리도 내리고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다.

예약도 많이 되고 내년봄 시집 보낼 일만 남아 있다.

작년 공터님이 황토흙에 퇴비를 섞어 포트에 넣고 작업하여 묘목 하나도 건지지 못하고 엎었던 쓰린 과거가 있는데 언제까지 공부만 하라고 하는지...

 

비싼 100만원 수업료 다시는 실수 안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