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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생활/가시나무새하루

놀부와 가시나무새

by 시골나기 2011. 4. 4.

놀부와 가시나무새 사는 이야기

 

광주에 가는 놀부에게 장화하나 사오라고 부탁했습니다.

가는 날이 나주 동창 장날이라 신발치수를 알려주었죠.

차에서 내린 장화는 빨간 색이 고왔어요.

"자네 일 많이 하라고 예쁜 장화 사왔네."

왜 일 많이 하라는 말이 들어간지...ㅉㅉ

왠지 서운한 마음이 와 닿더군요.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면 안방에 상을 가지고 가서 먹습니다.

어머님은 무거운 것은 남자가 들어야 한다고 놀부를 부릅니다.

그런데 안방에서 들려오는 놀부의 목소리

"나보다 다원이 엄마가 힘이 더 쎄."

다원이 엄마가 힘이 더 쎄~~  그래서 놀부지.

묵묵히 하닌까 허리도 없는줄 아나 봅니다.

그래서 엄살도 필요하겠죠.

 

묘목 나가는 날

저는 선별해주면 남자들이 육묘상자 나르는 작업을 하는데

어쩌다 육묘상자 들고 있는 저를 보고

"자네 무거운 것 들고 몸살날 수 있으니 하지 마소."

무심한 놀부에게 어머, 이런 자상한 면이 있었다니.

그래서 그날 상자 나르지 않고 감독만 할 수 있었어요.

 

어제는 속마음 하나 털어 놓더군요.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자네가 더 좋네."

언제나 과묵하기로 소문난 사람이 이런 말도 할 줄 아나.

 

그래서 부부란 서운함도 잠시

말 한마디에 앙금도 풀리고

서로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 농장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지만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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