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와 가시나무새 사는 이야기
광주에 가는 놀부에게 장화하나 사오라고 부탁했습니다.
가는 날이 나주 동창 장날이라 신발치수를 알려주었죠.
차에서 내린 장화는 빨간 색이 고왔어요.
"자네 일 많이 하라고 예쁜 장화 사왔네."
왜 일 많이 하라는 말이 들어간지...ㅉㅉ
왠지 서운한 마음이 와 닿더군요.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면 안방에 상을 가지고 가서 먹습니다.
어머님은 무거운 것은 남자가 들어야 한다고 놀부를 부릅니다.
그런데 안방에서 들려오는 놀부의 목소리
"나보다 다원이 엄마가 힘이 더 쎄."
다원이 엄마가 힘이 더 쎄~~ 그래서 놀부지.
묵묵히 하닌까 허리도 없는줄 아나 봅니다.
그래서 엄살도 필요하겠죠.
묘목 나가는 날
저는 선별해주면 남자들이 육묘상자 나르는 작업을 하는데
어쩌다 육묘상자 들고 있는 저를 보고
"자네 무거운 것 들고 몸살날 수 있으니 하지 마소."
무심한 놀부에게 어머, 이런 자상한 면이 있었다니.
그래서 그날 상자 나르지 않고 감독만 할 수 있었어요.
어제는 속마음 하나 털어 놓더군요.
"나이가 들어갈 수록 자네가 더 좋네."
언제나 과묵하기로 소문난 사람이 이런 말도 할 줄 아나.
그래서 부부란 서운함도 잠시
말 한마디에 앙금도 풀리고
서로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 농장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지만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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